작은 구획 안에서 분자가 생기고, 구획이 둘로 갈라지거나 서로 합쳐지는 모형을 살펴봤다. 둘로 갈라질 때 분자를 양쪽에 흩어 놓는 경우와 한쪽에 전부 남기는 경우는 어떻게 다를까. 이 배분 규칙만 바꿔도, 같은 반응과 속도를 가진 모형에서 ‘폭발’ 여부가 달라진다는 결과를 정리했다.
여기서 폭발은 실제 용기가 터진다는 뜻이 아니다. 확률 모형에서 사건 사이의 대기 시간이 점점 짧아져, 유한한 시간 안에 무한히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계산이 빨라지거나 시뮬레이션이 멈췄다는 것만으로는 폭발을 증명할 수 없다.
출발점은 Anderson, Howells, Rojas La Luz가 2026년 논문에서 제시한 Open Problem 3.8이었다. 나는 이 문제의 모형과 속도는 유지하고, 구획이 나뉠 때의 분자 배분 규칙을 명시해서 결론을 나눴다.
반응 속도를 그대로 두고 배분 규칙을 바꿨다
한 구획에 효소가 e개, 기질이 s개 있다고 하자. 효소는 속도 1로 하나씩 들어오고, 기질은 속도 es로 하나씩 늘어난다. 구획 자체는 속도 s로 둘로 갈라지며, 서로 다른 두 구획은 한 쌍당 속도 2로 합쳐진다. 구획이 C개라면 합쳐지는 사건의 전체 속도는 C(C−1)이다. 이 모형에는 바깥에서 구획이 들어오거나 빠져나가는 사건은 없다.
분열은 분자의 총수를 보존한다. 다만 어느 딸구획에 무엇을 보낼지는 별도의 확률 규칙 ψ가 정한다. 각 분자를 독립적으로 한쪽에 보낼 확률을 p로 정할 수도 있고, 한쪽을 비워 둔 채 다른 쪽에 모든 분자를 보낼 수도 있다. 두 번째 규칙도 원래 모형이 허용하는 범위에 들어간다.
유한한 초기 상태에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 각 분자를 독립적으로 배분하고 고정된 확률 p가 0과 1 사이에 있으면 폭발하지 않는다.
- 한쪽 딸구획을 비우고 모든 분자를 다른 쪽에 남기는 ‘빈 구획 출아’에서는, 처음에 기질이 하나라도 있으면 확률 1로 폭발한다.
- 처음부터 기질이 전혀 없으면 어떤 배분 규칙에서도 폭발하지 않는다. 첫 기질을 새로 만들어 낼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독립 배분에서 p=0 또는 p=1인 끝점은 두 딸구획을 구별하지 않으면 빈 구획 출아와 같다. 따라서 이 독립 배분 계열에서는 끝점과 내부의 결론이 달라진다. 이것만으로 가능한 모든 ψ를 분류한 것은 아니다.
총량에 ‘같은 구획에 있는 효소 쌍’을 더했다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려면, 모형의 크기가 유한 시간 안에 무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잡아 주는 양이 필요하다. 구획 수 C, 전체 효소 수 E, 전체 기질 수 S만으로는 분자들이 어디에 모여 있는지 알 수 없다. 같은 총량이라도 효소와 기질의 배치에 따라 다음 반응의 속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한 구획 안에 함께 있는 서로 다른 효소의 순서 있는 쌍을 세는 P를 넣었다. i번째 구획의 효소가 eᵢ개라면 P는 모든 구획의 eᵢ(eᵢ−1)을 더한 값이다. 효소가 흩어지면 P가 줄고, 효소가 든 구획끼리 합쳐지면 늘어난다. 총량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분열의 효과가 이 항에 나타난다.
양쪽 배분 확률이 1/2인 경우에는 V = 1 + C + S + E² + 2P로 묶었다. 상태마다 V의 순간적인 평균 변화율을 계산하면 현재 값의 5배를 넘지 않는다. 이를 식으로 쓰면 LV ≤ 5V다. L은 각 사건의 변화량에 그 사건의 속도를 곱해 더하는 연산이다.
이 부등식을 얻는 데서 증명을 끝내지는 않았다. V가 정해 둔 경계를 처음 넘는 순간까지만 과정을 관찰하고, 경계를 점점 키우면서 유한 시간 안에 그곳을 벗어날 확률이 0으로 간다는 것을 보였다. 경계 안에는 상태가 유한하게 남고 사건 속도도 유한하므로, 그 안에서 무한히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있다.
같은 방식은 정확히 반씩 나누는 경우보다 넓게 적용된다. 효소 e개 중 a개가 한쪽으로 갔을 때 a(e−a)는 양쪽으로 갈라진 효소 쌍의 수다. 기질이 있는 모든 부모 구획에서 이 값의 기대치가 ηe(e−1) 이상이 되는 일정한 η>0가 있으면 비폭발을 증명할 수 있다. 독립 배분은 η=p(1−p)를 충족한다. 핵심은 효소 쌍을 갈라놓는 효과가 상태가 커져도 일정한 비율 아래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한쪽에 모두 남길 때는 실제 성장 사건을 추적했다
빈 구획 출아에서는 효소 쌍이 갈라지지 않아 앞의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조건의 실패가 곧 폭발의 증거는 아니다. 이쪽은 실제 과정에서 성장이 이어질 확률을 따로 계산했다.
기질이 든 구획이 하나인 상태부터 보면 구조가 드러난다. 그 구획에서 기질이 많아질수록 빈 구획이 빠르게 생기고, 새 구획에도 효소가 들어온다. 효소를 얻은 구획이 기질을 가진 구획과 합쳐지면 그 안의 효소가 늘어 기질 생산도 빨라진다. 증명에서는 빈 구획과 효소가 든 구획의 수를 아래에서 비교하고, 실제 합쳐짐을 통해 전달되는 효소 수를 셌다. 더 빨리 커지는 가상의 상한 과정이 폭발한다는 주장으로 대신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효소가 적어도 x개, 기질이 적어도 x¹²개인 단계에서 출발해, 13/x 시간 안에 이미 폭발하거나 두 수가 각각 2x와 (2x)¹² 이상이 되는 사건을 잡았다. x=8·2ⁿ일 때 단계 실패 확률의 상한은 18/x²이다. 단계가 커질수록 필요한 시간과 실패 확률이 모두 줄어든다.
한 구획의 효소 8개와 기질 2³⁶개에서 시작하면, 모든 단계에 필요한 시간을 더한 값은 13/4이고 실패 확률 상한의 합은 3/8이다. 따라서 13/4 이내에 폭발할 확률은 적어도 5/8이다. 2³⁶은 68,719,476,736개로, 확률 경계를 편하게 잡기 위해 쓴 매우 큰 증명 상수다. 그 규모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얻은 측정값은 아니다.
이 특정 초기 상태의 5/8을 곧바로 모든 상태의 결론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기질이 있는 임의의 유한 상태에서는, 폭발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는 동안 기질을 가진 구획들이 합쳐져 하나가 되고 효소와 기질이 위 문턱에 도달한다. 그 뒤에도 살아남으면 13/4 길이의 구간마다 폭발 확률이 적어도 5/8인 기회가 다시 생긴다. m번의 구간을 모두 버틸 확률은 (3/8)ᵐ 이하이므로, 이 값이 0으로 가는 것을 이용해 확률 1의 폭발로 결론을 확장했다.
다른 분배 방식을 섞어도 폭발이 유지되는 조건
한쪽에 모든 분자를 남기는 규칙에 다른 분배 방식을 섞으면 어떻게 될까. 9월 13일 개정에서는 이 경우에도 폭발이 유지되는 조건으로 범위를 넓혔다. 기질이 든 각 구획에서 다른 분배 방식이 적용되는 속도에 공통의 유한한 상한이 있으면, 기질이 하나 이상인 모든 유한 초기 상태에서 여전히 확률 1로 폭발한다.
효소 e개와 기질 s개가 든 구획에서, 분열할 때 확률 ε(e,s)로 다른 분배 방식을 택한다고 하자. 나머지 확률 1−ε(e,s)로는 빈 구획 출아를 따른다. 분열 속도가 s이므로 다른 방식이 적용되는 속도는 sε(e,s)다. 새 정리의 조건은 기질이 있는 모든 구획 상태에서 sε(e,s) ≤ B인 하나의 유한한 상수 B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섞는 분배 방식은 모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임의로 고를 수 있지만, 그 방식이 적용되는 속도에는 이 제한이 필요하다.
기존 증명에 이 유계 교란을 다루는 논증과 정확 계산 검사기를 추가해 프리프린트 1.1.0으로 공개했다. 코드로 확인하는 유한 계산과 거의 확실한 폭발을 다루는 해석적 증명은 구분했으며, 모든 분배 규칙을 분류한 결과로 넓혀 해석하지 않는다.
공개한 결과와 남겨 둔 범위
구획을 나누지 않은 내부 화학 반응만으로는 이 모형이 폭발하지 않는다. 그런데 허용된 배분 규칙 하나에서 구획 모형은 폭발한다. 이 결과는 분열 규칙에 추가 제한을 두지 않은 Conjecture 3.6의 보편적 진술에 대한 반례가 된다. 독립 배분의 비폭발 증명과 함께 봐야 같은 반응식에 일률적인 결론을 붙일 수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증명과 점검 코드는 공개 프리프린트 패키지에 담았다. 유한 상태의 사건 속도 계산과 다항식 항등식·상수는 정확 연산 코드로 점검했으며, 무한 시간 단계와 확률 1의 결론은 본문의 해석적 증명으로 다뤘다. 모든 배분 규칙의 필요충분조건이나 형식 증명 시스템의 검증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연구 질문과 모형의 범위, 검증 방향을 정해 작업을 진행했다. 수학적 유도, 확률 논증, 점검 코드와 증명문 작성에는 ChatGPT와 Codex의 도움을 받았으며, 그 기여 범위를 공개 패키지에도 적었다. 2026년 9월 5일 Bulletin of Mathematical Biology에 제출했던 원고를 보강해, 9월 13일에는 Stochastic Processes and their Applications에 다시 투고했고 접수를 확인했다. 접수와 프리프린트 공개는 학술지 채택이나 공개문제 해결에 대한 공식 인정과 구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