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기록

PROJECT RECORD

옛 의서의 ‘조선 혜암’ 표기를 대조하고, 소장기관에 정정을 요청했다

《辨治摘英集》 공개 목록 정보와 원문 표지를 함께 비교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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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발굴 조선 한의서를 찾다가 《변치적영집(辨治摘英集)》을 알게 됐다. 교토대가 소장한 이 책의 공개 목록에는 저자가 ‘조선 혜암’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책 끝에 남은 글에는 惠庵이라는 이름과 1609년에 해당하는 날짜가 있을 뿐 조선이라는 표시는 없었다. 이 차이가 어디서 생겼는지 오래된 목록과 현재의 기록을 대조하며, 소장기관에 저자 표기의 근거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6년 7월 31일, 교토대는 조사한 원부와 옛 목록 카드에서 그 표기를 뒷받침할 정보를 찾지 못했다며 KULINE의 저자란을 삭제했다고 답했다. 이후 공개 기록에서도 바뀐 상태를 확인했다. 혜암이 누구인지 새로 밝혀낸 것은 아니지만,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 국적과 이름을 하나의 확정된 저자 정보로 두던 표기는 바로잡혔다.

2026년 5월 15일 보존된 교토대 RMDA 목록의 옛 저자 표기
정정 전: Internet Archive가 2026년 5월 15일 보존한 RMDA 화면. 저자란에 ‘(朝鮮)恵庵 撰’이 보인다. 보존된 페이지
저자란이 삭제된 2026년 7월 31일 교토대 KULINE 목록
정정 후: 2026년 7월 31일 KULINE 화면. 책 끝의 글에 있는 ‘惠庵’은 주기에 남고, 따로 마련된 저자란은 사라졌다. 두 그림은 같은 화면의 전후가 아니라, 같은 책을 보여 주는 RMDA와 KULINE의 날짜가 다른 기록이다.

책에 적힌 이름과 목록이 붙인 정보를 나눠 봤다

책 끝에 작성 경위나 날짜 등을 적은 글을 식어라고 한다. 이 책의 식어에는 ‘時慶長拾四(己酉)歳初冬上澣日撰之/惠庵’이 있다. 게이초 14년은 1609년이다. 다만 식어에 그 날짜가 있다고 해서 지금 남아 있는 사본을 그해에 만들었다거나, 원래 저작이 그때 처음 성립했다고 곧바로 정할 수는 없다.

현재 목록에는 ‘日本人筆写’, 곧 일본인이 필사했다는 주기도 남아 있다. 사본의 장정이나 일본어로 읽은 흔적 역시 책이 어떻게 전해지고 읽혔는지를 살피는 단서다. 나는 이런 사본의 정보와 원래 글을 쓴 사람의 신원·국적을 나눠 읽었다. 일본인이 베꼈다는 기록으로 저자까지 일본인이라고 바꿔 적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목록의 ‘저자란’은 식어를 그대로 옮겨 적는 주기와도 다르다. 이름을 별도 항목으로 등록하면 검색하거나 다른 작품과 연결할 때 그 사람이 저자라는 정보로 쓰인다. 그래서 책 속에 惠庵이 보인다는 사실과, 그 사람을 ‘조선 혜암’으로 정해 등록할 근거가 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했다.

같은 이름으로 묶인 두 책은 시기가 맞지 않았다

오래된 서목을 대조하니 1904년 《增訂國書解題》 1780쪽에는 ‘辨治摘英集 二巻 惠庵 友把’라고 적혀 있었다. 이 항목에는 조선이라는 표시가 없다. 내가 조사한 서목 가운데 그 표시를 확인한 가장 이른 자료는 1942년 교토제국대학 의학 목록이었다. 이것이 오류가 처음 생긴 해라는 뜻은 아니다.

1942년 자료에서는 책별 목록과 저자색인을 함께 봤다. 결합본의 327쪽은 《辨治摘英集》, 332쪽은 《方藥合編》 항목이고, 463쪽 저자색인은 두 쪽을 하나의 ‘惠庵〔朝鮮〕’ 아래 가리킨다. 《辨治摘英集》 항목 · 《方藥合編》 항목 · 저자색인

《方藥合編》의 저자 황도연은 호가 혜암이며 1808년에 태어났다. 앞 책의 식어에 있는 1609년과는 거의 200년 차이다. 두 이름을 같은 사람으로 연결하려면 이 시간 차이부터 설명해야 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저자 정보가 합쳐졌을 가능성은 검토할 만했지만, 색인의 한 항목만으로 그 과정을 확정할 수는 없었다.

책별 기술에도 서로 다른 정보가 남아 있었다. 두 항목에는 각각 ‘和大’와 ‘朝鮮大’라는 표기가 있는데, 이 약호를 장정이나 판본의 국적이라고 해석하려면 당시 목록의 범례가 더 필요하다.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책별 기술이 다르면서도 저자색인에서는 두 쪽이 같은 이름 아래 묶였다는 점이었다. 색인의 연결은 확인했지만, 약호의 뜻은 더 살펴야 할 부분으로 남았다.

도서관에는 어떤 근거로 등록했는지 물었다

공개 목록의 주소만 보내기보다 같은 책을 확인할 수 있도록 레코드 ID RB00005008, 청구기호와 등록번호를 맞춰 문의를 정리했다. 2026년 7월 21일 요청에서는 옛 저자 표기와 ‘日本人筆写’ 주기를 짚으며, 도서 원부와 목록을 만든 기록 등에 저자·국적을 판단한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7월 31일 회신에서 교토대는 도서원부, 수입 관련 기록과 옛 목록 카드를 살폈으나 해당 저자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942년 목록의 짧은 기술이 초기 데이터를 만들 때 저자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과 함께 KULINE 저자란을 삭제했다는 조치를 알려 왔다.

여기서는 기관의 설명과 실제 조치를 구분했다. 저자란을 삭제한 것은 확인된 조치다. 1942년 문구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도서관도 추정의 형태로 설명했고, 조사한 기록에서 정보를 찾지 못했다는 답변이 모든 관련 사료에 근거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바뀐 필드는 날짜별로 다시 확인했다

같은 책의 정보가 여러 서비스에 있어도 각 서비스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갱신되는지는 공개 화면만으로 알기 어렵다. 교토대의 온라인 목록 KULINE, 디지털 자료를 보여 주는 RMDA, 일본 국문학연구자료관(NIJL)의 저자 전거를 따로 확인해 날짜별 상태를 남겼다. 전거는 저자 이름을 작품과 연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기록이다.

확인한 기록이전 상태뒤에 확인한 상태
교토대 KULINE저자란에 ‘(朝鮮)恵庵 撰’2026년 7월 31일 기관이 저자란 삭제를 알림
교토대 RMDA2026년 5월 15일 보존 화면에 옛 저자란2026년 9월 3일 확인에서 저자란이 보이지 않음
NIJL 전거 6601182026년 7월 31일 보존한 API 응답의 country 값은 朝鮮2026년 9월 3일 응답에서는 빈 문자열

2026년 9월 6일 다시 확인한 공식 응답도 이 상태와 같았다. KULINE과 RMDA에는 별도의 저자 행이 없고, 식어에 적힌 惠庵은 주기에 남아 있다. NIJL도 country 항목의 값이 비었을 뿐, 恵庵이라는 전거와 《辨治摘英集》의 연결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 작품 항목에는 wauthor: 恵庵, wyear: 慶長一四가 유지돼 있다. KULINE · RMDA · NIJL 전거 응답

내가 요청한 뒤 기관이 직접 알려 준 조치는 KULINE의 삭제다. RMDA와 NIJL에서는 바뀐 표시를 확인했지만, 누가 수정했는지나 KULINE에서 다른 서비스로 자동 전달됐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세 곳의 변화를 하나의 확정된 전파 경로로 묶지는 않았다.

이 작업 뒤에도 惠庵과 友把의 신원, 혜암의 국적, 원래 저작이 성립한 장소는 미상으로 남아 있다. 그 빈자리에 다른 국적을 넣기보다, 책에 남은 문구와 확인 가능한 저자 정보를 구분해 두는 데서 이번 정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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